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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객들의 천국 추자도, 이젠 ‘힐링의 섬’으로 뜬다
낚시객들의 천국 추자도, 이젠 ‘힐링의 섬’으로 뜬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4.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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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한의 묘 순례길 코스에다 ‘나바론 하늘길’까지 … 걷기 열풍 ‘예감’
추자도 등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일출 모습. ⓒ 미디어제주

 

추자도는 이른바 ‘낚시객들의 천국’으로 불릴 정도로 낚시 관광객들이 짜릿한 손맛을 만끽할 수 있는 제주의 대표적인 낚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그런 추자도가 최근에는 월척을 노리는 강태공들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걷기 열풍에 힘입어 성지 순례 및 올레 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갈수록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추자도가 다시 ‘힐링의 섬’으로 부각된 것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발간한 성지 순례 가이드북에 황경한의 묘가 소개되면서부터다.

 

신유박해 때 제주로 유배를 가던 중 정난주 마리아가 추자도 바닷가에 내려두고 간 아들 황경한의 묘. ⓒ 미디어제주
예초리 바닷가에 세워진 눈물의 십자가. 정난주 마리아가 아들 황경한을 두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곳에 세워져 있다. ⓒ 미디어제주

 

황사영 백서 사건으로 신유박해 때 제주로 유배를 가던 중 정난주 마리아가 당시 2살이었던 아들 황경한을 예초리 바닷가에 두고 간 얘기가 전해지면서 전국 각지의 천주교 신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997년 故 김수환 추기경이 황경한의 묘를 찾아 추자도를 방문한 뒤로 제주교구에서는 황경한 묘역을 조성한 데 이어 정난주 마리아가 어린 아들이 평생을 노비로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눈물로 작별을 해야 했던 예초리 바닷가에 ‘눈물의 십자가’를 세워놓고 성인의 뜻을 기리고 있다.

 

여기에다 오래 전부터 낚시객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진 ‘나바론 하늘길’이 걷기 코스로 소개되면서 트래킹 마니아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원래 이 곳은 마을 주민들에게 ‘독산(돌산) 절벽’으로 불리던 곳이었으나 낚시객들이 절벽의 모습을 ‘나바론 요새’에 빗대 표현하면서 독산 절벽까지 이어지는 걷기 코스가 ‘나바론 하늘길’로 불려지게 됐다.

 

하루 두차례 썰물 때마다 바닷길이 열리는 다무래미. 맨손이나 호미로 다양한 해산물을 채취할 수 있다. ⓒ 미디어제주

 

썰물 때면 섬과 섬을 잇는 ‘모세의 기적’이 펼쳐지는 다무래미에서 맨손으로 소라와 전복, 문어 등을 채취할 수도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제주교구와 함께 황경한의 묘 일대를 정비하는 한편, 기존 제주올레 18-1 코스를 활용해 낚시 관광 뿐만 아니라 ‘힐링의 섬’으로 추자도를 알리기 위한 홍보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관광공사 이성은 지역관광처장은 “본격적인 학생들의 체험학습 시즌에 맞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단체 관광상품을 도입하려 하고 있다”면서 “아직 기반시설이 부족하지만 먹거리가 워낙 풍부한 데다 추자 10경 등 볼거리도 많아 제주의 새로운 관광 명소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고 말했다.

 

선박 편은 퀸스타 2호가 오전 9시 제주항을 출발, 추자항을 거쳐 우수영을 왕복 운항하고 있고 오전 8시 완도를 출발하는 레드펄호도 하추자 신양항을 거쳐 제주항까지 하루 한 차례씩 왕복 운항하고 있다.

 

해설사 이태제씨는 “추자도의 ‘추(楸)’가 ‘가래나무 추’ 자를 쓰는데 썰물 때면 섬이 108곳이나 돼 마치 가래나무 씨를 뿌려놓은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면서 “인근 무인도 등을 활용한 관광지로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소개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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