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 속도 빠르고, 감소세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
한국 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당국 조치로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3월 들어 급작스럽게 줄어 엄청난 후폭풍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드’배치 이후 제주방문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드는 건 과거 사례에 견줘 감소 속도가 빠르며, 이런 감소세는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장한철)는 3월27일 내놓은 ‘사드배치 이후 제주방문 중국인 관광객 현황 및 평가’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중국 국가여유국은 지난 3월2일 한국관련 여행상품 판매를 중단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뒤 여파이다.
이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이 2016년3월1~26일에 하루 평균 7645명에서 올해 같은 기간엔 3671명으로 52%가 줄었다는 것이다.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85%(2016년 기준) 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파악됨에 따라 감소분의 대부분이 중국인 관광객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내국인 관광객은 3월1~26일에 1년 전보다 10.6% 늘어 이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일부 상쇄함으로써 전체 관광객이 줄어든 건 소폭(-2.5%)에 그쳤다는 것이다.
다만 내국인 관광객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폭을 서로 비길 정도로 크게 늘면서 전체 관광객 수는 두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과거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 사례로 중·일 센카쿠 열도 분쟁과 국내 메르스 사태를 꼽을 수 있다.
2012년9월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선언 이후 방일 중국인 관광객 수는 급감했다.
분쟁 발생 직후인 2012년10월 34% 줄어든 뒤 2013면8월까지 평균 28%가량 중국인 관광객이 줄었다가 2013년9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메르스 사태(2015년5월) 직후인 2015년6월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1년 전보다 44% 줄어든 이후 상당 기간(7개월)동안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 제주본부, 제주도 등 관계 당국은 최근 제주방문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특별자금 등 지원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은제주본부는 지난 3월21일부터 중국의 한국 여행제한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광관련 업종에 대해 특별운전자금(200억 원 한도)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3월21일 관광진흥기금 원금 상환 유예, 경영안정자금 특별 융자 등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 조치와 관련한 피해 지원 대책을 마련했다.
고경환 한은제주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앞으로도 제주도 관광당국은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여행 세일기간 운영, 골프․의료 관광객 등 특수목적 관광객 유치 홍보 등과 같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주홍 기자/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