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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손으로 만든 걸 팔아서 해외 어린이를 도와요”
“우리 손으로 만든 걸 팔아서 해외 어린이를 도와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2.2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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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 <1> 예래청소년문화의집
다양한 활동 즐기며 자기 능력 길러…동아리 ‘동행’ 장관상 받기도
 

청소년을 미래의 동량이라고 부르지만 대한민국의 청소년처럼 힘든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그들에겐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이 누르고 있어서다. 그 무거운 짐을 털어내는 방법은 없을까. <미디어제주>가 그런 고민을 덜고, 청소년들의 자기개발을 위해 ‘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라는 기획을 마련했다. 청소년수련시설을 잘 활용한다면 청소년들의 꿈을 키우고, 진학이라는 무거운 짐도 덜 수 있으리라 본다. 이번 기획은 제주특별자치도청소년활동진흥센터와 고르라 주식회사가 함께 한다. [편집자 주] 

 

서귀포시 예래동. 볼 게 아주 많은 동네이다. 논짓물이 있고, 갯깍도 있다. 볼 게 무궁무진하다. 그렇다고 그런 볼거리만 예래동에 있는 건 아니다. 예래청소년문화의집을 빼놓아서는 안된다.

예래청소년문화의집은 인기만점이다. 청소년문화의집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청소년운영위원이 되려면 경쟁을 할 정도이다. 청소년운영위원은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12월 운영위원 모집 공고를 거쳐,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쳤다.

청소년운영위원은 다들 지역 출신으로, 중문중학교에 재학중이거나 중문중을 졸업한 학생들이 많다. 그런데 그냥 운영위원이 되는 건 아니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친다고 하니, 예래청소년문화의집의 인기를 알만하다. 특히 중학생들은 예비운영위원이 되고, 1년의 훈련기간을 거쳐 정식 운영위원으로 선발된다. 그렇다고 다 뽑아주는 건 아니다. 예비운영위원들도 공개 경쟁을 거쳐야 한다. 다만 가점이 주어질 뿐이다.

예래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운영위원을 책임지는 위원장은 상혜빈 학생이다. 3월 새학기에 서귀포여고 3학년이 된다. 상혜빈 위원장은 해외의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걸 자랑거리로 내세웠다.

상혜빈 청소년운영위원장이 후원하는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제주
예래청소년문화의집 아이들이 직접 만든 물품들. 각종 행사 때 팔아서 얻은 수익금으로 해외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도움을 주는 아이들은 3명이에요. 라오스의 모네라는 아이와 말라위의 치필리로, 방글라데시 호세인 등 3명에게 후원을 하고 있어요.”

어떻게 후원을 해줄까. 궁금했다. 그 궁금증을 다음처럼 얘기했다.

“벌어서요. 논짓물축제 때 유스카페를 운영해요. 이중섭거리에서 열리는 플리마켓에도 참여해요. 우리가 만든 걸 팔고, 거기에서 난 수익금으로 아이들을 돕는거죠.”

3명의 아동을 돕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전적으로 행사 때 낸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그 수익을 내기 위해 청소년문화의집에서 다양한 물품을 만드는 노고를 거쳐야 한다. 공부도 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왜 상혜빈 위원장은 이런 활동에 뛰어들었을까.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기 전에는 주말에도 그냥 놀러다니기만 했어요. 그런데 운영위원이 되고부터는 리더십도 길러지고, 주도적인 활동을 하는 자신을 발견해요. 행사 때 참가해서 수익을 내는 게 어렵지만 부모님도 적극 도와주고 계세요.”

예래청소년문화의집은 모두 10개의 동아리를 두고 있다. 상예빈 위원장은 화장실문화를 개선하는 ‘동행’ 활동을 해오고 있고, ‘동행’ 동아리는 지난 2015년엔 여성가족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예래청소년문화의집 오경희 청소년지도사(왼쪽)와 상혜빈 운영위원장. ©미디어제주

이런 청소년들의 활동 뒤에는 청소년지도사들이 있다. 예래청소년문화의집은 오경희 청소년지도사가 멘토로서 활약을 하고 있다. 14년째 예래청소년문화의집을 지키고 있는 오경희 지도사는 자신의 역할을 다음처럼 설명했다.

“예전엔 형식적 활동이 많았어요. 그런데 차츰 지도사도 성장하면서 동아리와 운영위원회도 성장을 하는 걸 봤어요. 역량 있는 지도사가 있으면 물론 더 변화가 되죠. 지도사들은 청소년들이 제 역할을 하게끔 자극을 주는 일을 한답니다.”

궁합이라고 해야 하나. 예래청소년문화의집은 청소년지도사와 청소년 운영위원회의 연결고리가 탄탄함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학생들은 여기에 오기 위해 2번씩 버스를 타고 오가지만 그래도 물리지 않는 걸 보면, 역시 ‘궁합’이 잘 맞는 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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