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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 대대로 내려온 안식처, 콘크리트로 묻어버릴 셈인가?”
“조상 대대로 내려온 안식처, 콘크리트로 묻어버릴 셈인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8.29 17: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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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 예정부지 내 묘지 2200기 이장 관련 입장 표명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가 벌초 시기를 맞아 공항 예정지 내 공동묘지 주변 곳곳에 제2공항 반대 현수막을 걸어놓고 있다. /사진=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제주 중산간 곳곳마다 벌초가 이뤄지고 있는 요즘, 남 모를 시름에 잠겨 있는 이들이 있다.

제주 제2공항 예정지로 발표된 곳에 조상 묘를 모시고 있는 성산 지역 주민들이다.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가 음력 8월 1일을 전후한 제주의 벌초 시즌을 맞아 29일 22번째 ‘우리 마을 이야기’로 “뿌리 없는 나무가 없듯이 조상 없는 자손 없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보도자료에서 성산읍 반대대책위는 “제주 제2공항이 들어서면 제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토지 수용과 묘지 이장이 이뤄진다”고 우려 입장을 표명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제2공항 예정부지에 안장된 묘지는 최소 2200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고, ‘제주 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최종 용역’ 보고서에서도 제2공항 부지에서 옮겨야 하는 전체 묘지 면적은 10만9708㎡, 용지 보상비는 56억9100만원으로 책정해놓고 있다.

특히 도 관계자가 제2공항 예정지 내 묘지 이장에 대해 ‘법적으로 강제수용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이전할 방침’이라고 한 점을 들어 “묘지 이장을 반대한다면 강제로 이장하겠다는 말과 같다. 조상 묘를 함부로 이장할 수 있느냐”며 “조상 때로 내려온 땅을 빼앗고 조상들의 편안한 안식처를 콘크리트로 묻어 버리고 강제로 묘지 이장을 하려 하고 있다”고 심각한 우려 입장을 밝혔다.

반대대책위는 이어 “땅을 강제로 빼앗길 운명에 처한 주민들에게 후손으로서 극심한 불효의식으로 가슴에 두 번 대못을 박고 조상들을 두 번 죽이려는 것”이라며 최근 제2공항 예정지 내 공동묘지와 주변 묘지 근처 이장 예정지 벌초객들을 위한 현수막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반대대책위는 “이번 용역은 민주적인 절차도 어겼지만 우리 제주도의 전통적인 가치관도 없애 버렸다”며 “왜 우리는 6명의 용역진에 의해 조상에게 불효하는 후손이 돼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대책위는 이같은 이유를 들어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최종 용역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끝까지 싸워 그들을 심판해 ‘조상님들이 그리했듯이 우리 삶의 터전과 가치를 지켰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벌을 받았습니다’라고 조상님들께 고하겠다”고 다짐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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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2016-08-29 22:02:25
ㅋㅋㅋ 하다하다 이젠 벨핑게를 다대는구나 야 ~